정 원일 

  원고는 일본인으로서 한국 정부기관의 불법감금을 이유로 한국 법원에 한국 국가배상법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외국인인 경우는 해당 국가와 한국 사이에 상호보증이 있는 경우만 국가배상법이 적용됩니다.  피고인 한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국가배상청구 문제에 있어 상호보증이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없고 그에 관한 조약이 체결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상호보증의 존재를 인정하고 일본인 원고의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대법원 2015년 6월 11일 선고 2013다208388 판결).

  대법원에 따르면, 상호보증의 요건은 외국과 한국의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에 현저한 차이가 없고 외국에서의 발생요건이 한국에서의 발생요건보다 전체적으로 보아 과중하지 않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면 인정됩니다.  해당 국가의 국가배상 요건이 한국의 요건과 동일하거나 보다 관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외국인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될 뿐만 아니라 국제교류가 빈번한 지금의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아울러 상호보증 요건의 판단은 외국의 법령, 판례 및 관례와의 비교로 충분하고 해당 국가와 조약이 체결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본의 국가배상법 규정과 한국의 국가배상법 규정을 비교,  검토하고, 그 결과 국가배상청구권의 발생요건에 관하여 양국이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한국인이 일본 법원에서 국가배상청구를 할 경우 그 청구가 인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실제로 일본 법원이 한국인의 국가배상청구를 인용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므로, 일본과 한국 사이에는 상호보증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일본 국민이 한국의 국가배상법에 기하여 한국 정부에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국가의 행정작용이 다양한 방면에서 행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향후 일본인의 한국 내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